
줄거리
(스포일러 있음)
신발 하나 제대로 못 찾는 첫째 딸, 남들과 조금 다른 둘째 아들, 갓 태어나서 밤낮없이 울어대는 막내, 그리고 자신에겐 아무 관심도 없이 매일 밤 게임에 빠져 사는 남편까지, 매일 같은 육아 전쟁에 지쳐가는 마를로.
몸이 스무 개라도 모자란 엄마 마를로를 위해 그녀의 오빠는 야간 보모 고용을 권유한다. 아이는 엄마가 돌봐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어 왔던 마를로는 고민 끝에 야간 보모 툴리를 부르게 된다. 홀로 삼 남매 육아를 도맡아 하면서 슈퍼 맘이 되어야만 했던 마를로 곁에서 툴리는 마치 자기 가족처럼 그녀와 아이들을 돌봐준다. 슈퍼 보모이자 때로는 인생 친구가 되어 주는 툴리로 인해 마를로의 삶은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툴리는 아이만 돌보지 않는다. 마를로의 속내를 귀담아 들어주고 진심 어린 말을 건네주는 유일한 인물이다. 툴리는 육아에 치여 황폐해진 마를로의 삶까지 생기 있게 만들어 주었다. 영화의 갈등은 툴리가 마를로에게 이제 떠나야 한다는 말을 건네면서 시작된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더는 보모의 일을 할 수 없다는 툴리에게 마를로는 배신감을 느껴 화를 내게 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를로는 졸음운전을 하여 교통사고가 난다. 의사는 마를로가 과로와 수면 부족에 시달렸다고 말한다. 병원에서 환자 등록을 하는데 간호사가 남편에게 아내의 결혼 전 성을 묻는다. 남편이 대답한다.
’T-U-L-L-Y’라고.
남편은 마를로 말만 듣고 야간 보모를 실제로 마주한 적이 없다. 마를로는 젊은 날의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처럼 상상했던 것이다. 이후 마를로는 상상 속의 툴리를 완전히 보내준다. 남편은 그동안 고생했던 마를로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한다. 마를로가 퇴원한 후 육아와 가사를 도우며 가정에 충실해진 남편과 안정적으로 된 마를로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감상
영화는 출산한 이후의 몸의 약화와 독박육아 등으로 인해 찾아오는 산후우울증을 보여줌과 동시에, 결혼 이후 임신하고 낳고 기르는 역할을 맡게 되어버린 여성의 삶 그리고 있다.
일반적인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육아의 일상을 지겹도록 되풀이하여 묘사한다. 출산 후 망가진 몸, 모유 수유의 고충, 튼살크림을 바르는 장면, 아이를 돌보느라 진이 다 빠진 주인공의 표정 등을 보고 있자면 경험이 없는 나도 심리적인 고통을 받았다.
출산과 육아는 절대 성스러운 영역이 아니며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노동임을 영화는 말해주고 있다.
후에 알게된 사실인데 오리지널 포스터와 한국 버전 포스터가 다르다. 오리지널은 툴리 얼굴에 스티커 개수가 더 많고 한국 버전은 더 밝게 피부 보정과 스티커 일부를 제거하였다. 간혹 한국 버전의 포스터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자 포스터 속 여성 캐릭터를 보정한다고 한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실제로 대부분의 엄마들은 오롯이 혼자 아이를 돌보느라 새벽에도 잠을 설치고, 그러면서 집안일까지 하느라 자신을 챙길 여유가 없다. 주변에 아이를 가진 친구들은 아이들 때문에 외출도 쉽지 않다.
일부 사람들은 '육아와 살림 때문에 집에만 있는다'라고 했을 때 집에서 논다고 편견을 갖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아이를 출산한 뒤 산후우울증을 겪는 산모들의 수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육아와 가사노동은 평가절하되어있는 세상이다.
이 모든 것을 어깨너머로 지켜본 나로써는 절대 절대 애 낳지 말아야지 다짐하게 된다. '맘충'같은 워딩이 빈번하게 사용되며 손정우 같은 놈이 쉽게 풀려나는 나라에서, 미세먼지가 가득한 나라에서 어떻게 애를 낳고 키운단 말인가?
이렇게 말하면 너는 참 이기적이다, 애를 낳아 애국해라(...)는 말을 하던데...
그냥 저는 애국심 없고 이기적인 사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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